경남 창녕 9살 잔혹한 학대 계부 14일 구속영장 신청 예정

"미안하지 않느냐" 등 질문에 묵묵부답··수사에 적극적 협조
경찰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있다" 14일 구속영장 신청 예정
친모 2주 행정입원 결정··의사 소견 문제 없으면 조사 진행

[경남CBS 최호영 기자]

창녕 아동학대 계부가 13일 오전 경남 창녕경찰서 별관 조사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살 초등학생 의붓딸을 잔혹하게 학대한 계부(35)가 경찰에 연행돼 장시간 조사를 받고 있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13일 오전 10시 55분쯤 계부를 경찰서로 연행했다.

계부는 연행 당시 검은 모자를 깊숙이 눌러쓰고 흰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은 확인하기 어려웠다.

딸에게 미안하지 않느냐와 범행 동기, 혐의 인정 여부 등을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아무런 말이 없이 빠른 걸음으로 조사실로 향했다.

계부는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던 1차 조사 때와 달리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진술 녹화실에서 변호인 입회하에 계부를 상대로

의붓딸이 진술한 학대 내용과 도구 사용, 동기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계부가 지금까지 나온 혐의에 대해 전부 다 인정하지는 않지만

사실대로 이야기하는 편"이라며 "저녁까지 조사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계부의 주거지에 대한 2차 압수 수색을 벌여 학대로 쓰였던 물품 여러 점을 추가로 확보했다.

경찰은 계부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14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친모(27)에 대한 경찰 조사는 2주간 행정 입원이 결정되면서 늦어질 전망이다.

조사실 향하는 창녕 아동학대 계부. (사진=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는 "2주간 친모의 몸 상태를 확인해 의사 소견에 이상이 없으면

행정 입원 기간에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애초 계부와 친모는 지난 11일 소환해 조사하려 했지만

전날인 10일 A양의 의붓동생 3명에 대해 법원의 임시 보호 명령이 내려지자

항의하며 자해·투신 소동을 벌여 응급 입원이 되는 바람에 무산됐다.

한편, A양은 지난달 29일 오후 창녕의 한 빌라 4층 테라스 지붕을 넘어 탈출한 뒤 인근 거리에서 시민에게 구조됐다.

계부와 친모는 A양의 목을 쇠사슬로 묶어 난간에 자물쇠로 고정해 움직이지 못 하도록 했고

욕조 물에 머리를 담가 숨을 못 쉬게 하거나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으로 발을 지지는 등의 학대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